압구정도 힘못쓰네…미성2차 8개월 만에 7억 '털썩'

입력 2023-01-03 17:54   수정 2023-01-11 16:30

서울 강남에서도 ‘노른자 땅’으로 불리는 압구정조차 금리 인상에 따른 매수세 위축에 시달리고 있다. 재건축 호재가 있는 압구정현대, 미성, 한양 등 주요 단지가 신고가보다 수억원씩 내린 가격에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압구정동 미성 2차 전용면적 140㎡는 지난달 40억원에 거래됐다. 8개월 전 기록한 신고가 47억원보다 7억원 떨어진 가격이다. 이 단지 전용 74㎡도 최고가(32억1000만원)보다 다소 떨어진 31억7500만원에 지난해 7월 매매 계약이 이뤄졌다.

압구정 재건축은 압구정동과 청담동 일대 115만㎡를 통합 개발하는 도시단위계획이다. 미성 구현대 신현대 한양 등 1만여 가구가 대상이다. 작년 재건축 조합 설립 등 사업에 속도가 붙으면서 강남 지역 집값 상승세를 이끌었다. 금리 인상기에도 신고가 거래가 터지면서 ‘무풍지대’로 꼽혔지만 작년 말부터 매수세 위축이 심화하고 있다.

압구정동 신현대 11차 전용 183㎡도 작년 11월 56억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작년 3월 세운 신고가(59억5000만원) 대비 3억5000만원 내린 가격이다. 한양 5차 전용 100㎡ 역시 최근 26억8000만원에 거래돼 직전 거래가(28억9000만원)보다 2억원 넘게 하락했다. 단지 인근 A공인 관계자는 “이번에 실거래된 한양 5차는 로열층, 로열동에 심지어 내부 인테리어도 1급인 좋은 매물이었다”며 “예전엔 ‘못난이 매물’도 집주인들이 호가를 계속 올렸는데 요즘엔 로열층, 로열동 급매 정도 돼야 매수세가 붙는다”고 말했다.

다른 지역에 비해 하락률은 여전히 낮은 편이다. 송파구 잠실동 일대 대단지와 대치동 은마아파트 등은 최고가 대비 30% 가까이 가격이 내린 데 비해 압구정 재건축은 10% 미만의 낙폭을 나타내고 있다. 올 상반기 나올 서울시 지구단위계획안 등 재건축 개발 기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압구정 B공인 대표는 “최근 중소형 물건이 거의 매매될 뻔했는데 집주인이 막판에 물건을 거둬들였다”며 “시장 분위기가 한 번 바뀌면 몇억원씩 올라가는 단지인 만큼 지구단위계획안이 나온 뒤 매도 결정을 하겠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압구정은 규제 지역 해제 효과도 누릴 수 없어 단기간에 매수 심리가 개선되긴 힘들 것”이라며 “현금 부자가 많은 동네의 특성상 매수 시점을 고민하는 사람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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